[사라진 고대 문명 : 신발견 편] 캄보디아 라이다(LiDAR)로 드러난 신도시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고대 유적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기술을 활용한 정밀 항공 탐사를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광대한 신도시 구조가 드러나며 앙코르 제국의 문명 수준이 완전히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앙코르 지역 라이다 탐사로 밝혀진 고대 도시망의 규모, 구조, 기술적 정교함, 그리고 오늘날에 주는 의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라이다 기술로 드러난 도시의 실체
LiDAR는 항공기에서 레이저를 쏘아 지면의 높낮이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입니다. 무성한 숲에 가려 보이지 않던 구조물도 숲을 투과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표면 지형의 미세한 인공 흔적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2012년과 2015년, 캄보디아 국립기관과 호주 시드니대학교가 협력해 실시한 앙코르 지역 대규모 LiDAR 탐사 결과, 기존 앙코르 와트 외에도 방대한 규모의 도시 정비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앙코르 왕국, 우리가 몰랐던 도시의 규모
- 크기: 약 1,000제곱킬로미터 이상의 도시화 흔적
- 도로망: 직선형 도로, 고가 제방로, 네트워크형 연결 구조
- 수로 시스템: 인공 저수지, 운하, 배수로가 도시 전역에 분포
- 건축 흔적: 사원 외에도 주거지, 작업장, 행정 건물 기단 발견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한 종교 중심 도시가 아니라, 계획적이고 정교한 대도시 시스템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마하나카르(Mahendraparvata)’의 실체
특히 앙코르 북동쪽 프놈 쿨렌(Phnom Kulen) 산지에서는 “마하나카르(Mahendraparvata)”로 불리는 전설 속 초기 수도의 유적이 숲속 지면 아래서 드러났습니다.
이 도시는 9세기 앙코르 제국의 시조인 자야바르만 2세에 의해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도시 배치와 상수도 설계, 사원 복합체 등의 존재가 확인되었습니다.
마하나카르는 단순한 신화 속 지명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앙코르의 첫 계획도시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수로 기술과 도시 생존력
LiDAR 데이터는 앙코르 도시가 정교한 수로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되었음을 보여줍니다.
- 저수지(바라이): 대규모 인공 호수를 이용한 수자원 확보
- 운하망: 도시 내 식수 공급 및 배수 조절
- 홍수 대비: 기후 변화에도 대응 가능한 물 순환 시스템
이러한 설계는 앙코르가 수백 년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왜 도시가 사라졌는가?
이처럼 정교한 도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앙코르 문명은 15세기경 갑작스럽게 쇠퇴하게 됩니다. 학자들은 주요 원인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제시합니다:
- 기후 변화: 수십 년간의 가뭄과 집중호우가 반복됨
- 수로 붕괴: 급격한 홍수로 기반 시설 파괴
- 정치적 혼란: 외부 침입 및 권력 분열
특히 정교했던 수로 시스템이 기후 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붕괴하면서 대규모 도시 기능이 마비된 것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대에 주는 교훈
앙코르 라이다 신도시의 발견은 고대 기술의 우수성과 함께, 자연 변화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다음은 이 발견이 주는 시사점입니다:
- 기술 문명의 지속 가능성: 고도 기술도 환경 변화에 따라 무너질 수 있음
- 정확한 도시계획의 중요성: 고대에도 체계적 도시 설계가 존재했음
- 디지털 탐사의 미래: LiDAR는 앞으로도 숨겨진 문명을 찾는 핵심 도구
결론: 숲 아래 잠든 도시가 다시 깨어나다
캄보디아의 울창한 숲 아래, 우리는 잊고 있었던 문명과 기술, 사람들의 삶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라이다 기술은 이 도시의 숨결을 다시 세상에 알렸고, 우리는 이제야 앙코르 제국의 진정한 도시 규모와 기술 수준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숲은 잊었지만, 땅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이제 과학을 통해 다시 깨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