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고대 문명 : 신발견 편] 불가리아 흑해 고대 해저 도시
불가리아 흑해 연안은 고대부터 수많은 문명과 해상 무역이 교차하던 유럽과 아시아 문명의 접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지역 해저에서 매우 정교한 고대 도시 유적이 발견되며 문명이 바닷속에 잠겼을 가능성이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흑해 수면 상승과 대홍수설과 관련된 이 유적은 단순한 침몰 도시가 아니라, 기후 변화와 해수면 변화에 따른 문명 이동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질·역사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발견 지역과 유적 개요
2016년부터 진행된 불가리아 국립고고학연구소와 국제 연구팀의 흑해 해저 탐사 프로젝트(Black Sea Maritime Archaeology Project)를 통해, 불가리아 바르나(Varna) 인근 해저 90미터 깊이에서 선형 구조물, 석조 담장, 계단식 건축, 항구 터로 추정되는 유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유적은 방사형 배치와 인공 석조물의 흔적을 보여주며, 도시 계획이 있었던 정착지였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근처 해저에서는 목재 배, 도자기, 어망, 벽체 조각도 발견되었습니다.
연대 추정과 대홍수 가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일부 목재와 유기물은 기원전 5000년~4000년경으로 추정되며, 이는 신석기 후기 또는 초기 청동기 시대에 해당합니다.
학자들은 이 유적이 기후 급변과 해수면 상승으로 바다에 잠긴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합니다. 특히 흑해 대홍수 가설에 따르면, 약 7,600년 전 지중해와 흑해가 연결되면서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했고, 당시 연안 도시들이 한순간에 수몰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흑해 대홍수 가설이란?
이 가설은 1990년대 콜럼비아대학 연구진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으며, 빙하기 이후 해수면 상승으로 지중해의 물이 흑해로 쏟아져 들어갔다는 주장입니다.
당시 하루 10~15cm씩 수면이 상승했고, 이는 지중해 수위보다 150m 낮았던 흑해 유역의 모든 정착지를 침수시켰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흑해 해저에는 수십 곳 이상의 고대 도시가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불가리아 연안 유적은 그 대표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해저 유적의 주요 구조물
- 석조 플랫폼: 고정 기반이 있는 평평한 구조물로, 신전 또는 광장 기능
- 계단식 벽체: 연속된 층형 구조로 도시 중심지였을 가능성
- 운하 흔적: 항만 기능 또는 어류 관리 시스템으로 해석
- 도자기와 식물 유기물: 일상 생활 흔적 및 식량 저장 증거
이 유적들은 단순한 어촌이 아니라, 사회적 조직이 갖춰진 도시 형태였음을 보여줍니다.
문명 붕괴와 이동의 단서
이와 같은 해저 도시의 발견은, 고대 문명이 환경 변화에 따라 급격히 붕괴하거나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직접적 증거입니다.
홍수, 해수면 상승, 지반 침식 등은 문명을 순식간에 물리적, 사회적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으며, 그 흔적은 바다 속에 고스란히 보존됩니다.
기술의 발전과 역사 재구성
이 유적의 발견은 심해 스캔 기술, 수중 고고학, 3D 재구성의 발전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과거에는 접근조차 어려웠던 해저 지형이 이제는 상세하게 재현되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바닷속 잃어버린 도시’가 더 많이 발견될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결론: 수면 아래, 우리가 잊은 도시가 있다
불가리아 흑해 해저 도시 유적은 단순한 역사적 호기심을 넘어서, 인류의 생존, 이동, 재건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수천 년 전 사람들의 삶과 도시가 단 한 번의 자연 변화로 사라졌고, 그 기록은 오늘날 바다 아래에 남아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물속의 유적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사는 문명도 언젠가 잊힐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됩니다.